"인간의 판단 대신 공식을 쓸 수 있다면, 그 방법을 고민이라도 해봐야 한다."
"그는 자신의 판단이 복잡하고 섬세하다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점수를 더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지원자의 과거 성과를 보여주는 자료에 우리가 얼마나 비중을 둘지 미리 정하자."
폴 밀 Paul Meehl : 임상 예측 대 통계 예측 (이론 분석과 증거 검토)
왜 전문가가 알고리즘보다 못할까? 밀이 예상하는 한 가지 이유는 전문가는 머리를 쓰려고 애쓰고, 틀을 벗어나 생각하고, 여러 변수를 복잡하게 조합해 예측을 내놓기 때문이다. 복잡함이 더러는 통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타당성을 떨어뜨린다. 차라리 단순히 특성을 몇 가지 결합하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
밀에 따르면, 공식 대신 판단을 이용하는 편이 나은 경우는 거의 없다.
전문가의 판단이 공식보다 못한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은 복잡한 정보를 가지고 빠른 판단을 내릴 때 변덕이 심하기 때문이다. 같은 정보를 두 번 평가하게 하면 다른 답을 내놓는 일도 흔하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판단이 만연한 이유는 아마도 시스템 1이 전후 맥락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공식은 이런 문제와 무관하다. 투입된 정보가 같으면 공식은 언제나 똑같은 답을 내놓는다.
로빈 도스 : 부적절한 선형 모형이 결정에 기여하는 강력한 장점
사회과학에 널리 퍼진 통계 방식은 지금은 흔한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은 '다중 회귀 multiple regression'라 불리는 알고리즘에 따라 여러 예측 변수에 적절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다중 회귀는 여러 예측 변수에 서러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 한데 결합하는 최적의 공식을 찾아낸다. 그런데 도스가 관찰한 결과, 그런 복잡한 통계 알고리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결과를 예측하고 가치를 조정하기에 적절한 수치 몇 개를 선별해 (표준 점수나 순위를 이용해) 그것만 비교해도 충분하다.
알고리즘에 대한 적대감
알고리즘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에 반감을 느끼는 현상은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적인 것을 선호하는 다수의 성향에 뿌리내리고 있다.
다행히 알고리즘이 일상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따라서 알고리즘에 대한 적대감도 누그러질 것이다.
공식 응용하기
회사에서 영업사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해보자.
우선 그 직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특성을 몇 가지 고른다 (전문성, 붙임성, 신뢰성 등). 여섯 개면 충분하다. 선택한 특성들은 가능한 한 서로 별개여야 하고, 몇 가지 사실적 질문을 던져 그 특성들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각 특성마다 사실적 질문 목록을 작성하고, 가령 1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준다는 식으로 측정 방식을 정하라.
이때 후광 효과를 피하려면, 특성 하나에 점수를 매긴 다음 다른 특성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정보를 수집해야지, 이 특성에서 저 특성으로 왔다 갔다 해서는 안된다.
직관적 판단에 의지해 사람을 뽑을 때보다 객관적 점수로 뽑을 때 최고의 지원자를 찾을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 투자에 있어 전문가나 투자자 개인의 직관적 결정이나 복잡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 그다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보다는 단순화한 기준을 세우고 수치화한 값을 매기고, 개인적 선호와 의견을 배제한 채 평가 내리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주식에서는 퀀트 투자와 같은 매매 기법이 등장하지 않았나 싶다. 부동산 매매에 있어서도 이러한 방식을 도입해 수치화된 결론을 바탕으로 매매 기법을 이용한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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